전통의 맛을 현대 감성으로 끌어온 2025년의 한식 트렌드.
그 중심엔 평범하지만 늘 새로운 매력을 주는 된장찌개가 있다.
서울, 충청, 제주—세 지역을 대표하는 찌개의 레시피와 맛,
직접 경험해보고 정리한 리얼한 비법을 소개한다.
♣ 서울식 된장찌개 → 실용성과 감칠맛의 절묘한 균형
서울에서 자취 8년차. 아침마다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이 스타일이다.
도시의 빠른 일상에 맞춰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맛은 결코 가볍지 않다.
서울식 된장찌개는 된장+고추장 조합이 기본이다.
이 두 장류가 어우러지면 국물은 맑지만 속은 진하다.
☞ 실제 조리법 (1~2인 기준)
- ▶ 물 600ml에 다시팩(멸치+다시마)을 넣고 10분간 우려낸다.
- ▶ 된장 2큰술 + 고추장 반 큰술을 체에 걸러 육수에 푼다.
- ▶ 감자, 애호박, 양파, 두부를 넣고 끓인다.
- ▶ 마지막에 다진 마늘, 청양고추, 대파를 넣고 불을 줄여 마무리.
♨ 포인트는 복잡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굳이 고기를 넣지 않아도 감칠맛이 살아있다.
은은한 매운맛이 직장인의 지친 속을 달래기에 충분한 메뉴다.
직접 먹어보면 "이게 된장찌개였어?" 싶은 깔끔함이 있다.
⊙ 사진 속 찌개는 작년 겨울 눈 오는 날 끓였던 나의 작품.
마트에서 산 애호박 하나로 시작된 저녁이 이토록 위로가 될 줄 몰랐다.
서울식은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의 만족을 주는 스타일이다.
◈ 충청도 된장찌개 → 투박하지만 구수한 진짜 손맛
▼ 외갓집이 있는 충남 예산.
할머니가 끓여주던 그 구수한 된장찌개의 맛은 아직도 선명하다.
이 스타일의 특징은 딱 하나. "된장으로 맛을 낸다"는 것.
고기, 조미료, 양념—필요 없다. 오로지 장맛 하나면 충분하다.
☞ 충청도식 레시피 (구수함 핵심)
- ▶ 냄비에 돼지고기(앞다리살 100g)를 볶아 기름을 낸다.
- ▶ 된장 3큰술을 고기와 함께 볶아 진하게 베이스를 만든다.
- ▶ 물 700ml를 붓고 감자, 무, 애호박, 두부를 순서대로 넣는다.
- ▶ 15~20분 정도 약불에서 은근하게 끓인다.
- ▶ 대파와 마늘, 고춧가루 약간으로 마무리.
♤ 충청도 스타일은 '익숙한 안도감'을 준다.
젓가락으로 건져 먹는 감자 한 조각, 국물에 살짝 스민 고기 한 점…
단출한 재료지만 깊이 있는 맛이 나는 이유는 장맛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이런 투박한 시골밥상 컨셉이 인기라, 마트에서도 ‘충청도식 재래된장’이 꽤 잘 팔린다.
◎ 직접 끓여보니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그만큼 푹 익은 감자와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살아났다.
나무 숟가락으로 퍼서 먹는 한입에 어릴 적 기억까지 떠오르는 느낌.
△ 제주 된장찌개 → 해산물의 깊은 맛과 멜젓의 비밀
☞ 제주도 여행 중 우연히 들른 현지 식당에서 이 찌개를 처음 먹었다.
보기엔 평범한데 국물 한 숟갈에 입안이 꽉 찼다.
비결은 바로 해산물과 멜젓이었다.
제주 된장찌개는 바다의 풍미를 담아 국물만으로도 반찬이 된다.
☞ 제주 스타일 레시피
- ▶ 바지락, 홍합, 오분자기 등 해산물을 해감해 준비한다.
- ▶ 물 800ml에 해산물을 넣고 육수를 낸다.
- ▶ 된장 2큰술, 멜젓 1작은술을 체에 걸러 풀어준다.
- ▶ 무, 두부, 마늘, 애호박을 넣고 중불에서 15분간 끓인다.
- ▶ 마무리로 청양고추, 대파를 넣어 향을 올린다.
★ 멜젓은 비릿할 것 같지만, 오히려 국물 맛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조미료 없이 이토록 깊은 국물을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
한번 먹으면 매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 실제로 제주 찬물회 식당에서 먹었던 된장찌개는
식사의 ‘클로징’ 역할을 했다.
한 숟갈 뜨면 속이 편안해지고,
매운탕보다도 더 만족스러웠다.
■ 결론 → 각 지역의 장맛, 나만의 레시피로
이 세 가지 된장찌개는 단순한 찌개를 넘어,
각 지역의 정서와 일상을 그대로 담아낸 음식이다.
서울은 실용적이고 세련되며, 충청도는 투박하지만 깊다.
제주는 해산물의 풍미로 완전히 다른 방향의 감동을 준다.
요즘은 이 지역 레시피를 응용해 나만의 버전을 만드는 이들도 많다.
SNS에는 #된장찌개챌린지, #우리집장맛 같은 해시태그도 눈에 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정성과 철학이 담긴 음식.
그게 바로 2025년, 다시 뜨는 ‘된장찌개’의 매력이다.
⊙ 오늘 저녁, 당신의 식탁 위엔 어느 지역의 된장찌개가 올라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