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한 그릇의 찌개가 어느 순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된장찌개 이야기다.
요즘은 단순히 끓여 먹는 국물이 아니라, ‘지역의 미각’을 담은 레시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의 깊이, 재료의 다양성, 그리고 감칠맛까지…
서울, 강원도, 전라도—지역마다 다른 그 맛이 참 흥미롭다.
♣ 서울식 된장찌개 → 현대 입맛에 맞춘 감각적인 레시피
서울에서 자취하며 가장 자주 끓였던 찌개는 다름 아닌 된장찌개다.
그런데 ‘서울식’이라는 표현이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몇 번 끓이다 보니, 그 안에 ‘도시의 실용미’가 숨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 바쁜 일상에 딱 맞는 조리법.
▶ 간편하면서도 맛은 풍부한 스타일.
이게 서울식 된장찌개의 정체다.
☞ 레시피 요약
- 물 700ml에 다시팩을 넣고 10분간 끓인다
- 된장 2큰술 + 고추장 1작은술 체에 걸러 육수에 풀기
- 감자, 양파, 두부, 애호박 순으로 넣기
- 마늘, 청양고추, 대파로 마무리
★ 요리 시간은 단 15분!
하지만 국물은 깊고 묘하게 중독적이다.
밥 없이 그냥 떠먹게 되는 마성의 찌개랄까.
SNS에 공유했더니 의외로 반응이 꽤 좋았다.
“이건 카페에서 파는 찌개 같아요”라는 댓글에 웃음이 나왔다.
◈ 강원도 된장찌개 → 시원함의 정석, 황태의 마법
강원도에서 지낸 적은 없지만, 황태를 활용한 찌개를 끓일 때면 마치 산골에 있는 느낌이 든다.
복잡하지 않은데 깊고 담백하다.
특히 겨울에 끓이면 따뜻함이 몸 안까지 스며든다.
그 시원하고 구수한 국물 맛, 이건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 강원도 스타일 조리법
- 황태포를 찢어 다시마와 함께 육수 끓이기
- 된장 2.5큰술 체에 풀고 감자, 호박, 무 넣기
- 두부, 파, 들깨가루 약간 넣고 마무리
▶ 멸치육수보다 깔끔하고 기름기도 적어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다.
직접 끓여봤을 때 놀랐던 건, 황태의 감칠맛이 이렇게까지 국물 전체를 좌우할 줄은 몰랐다는 것.
“이래서 강원도 사람들이 이 스타일을 고수하는구나...”
혼잣말을 하며 찌개를 떠먹던 날이 떠오른다.
△ 전라도 된장찌개 → 깊고 진한 장맛, 묵은지의 마력
전라도 된장찌개는 ‘찌개’라기보다 하나의 요리다.
강렬한 장맛, 묵직한 감칠맛, 그리고 혀끝을 감도는 묵은지의 신맛까지.
솔직히 처음엔 그 맛이 좀 강하게 느껴졌지만,
두 번째 끓여 먹고 나선 그 맛이 ‘중독’이 됐다.
☞ 전라도식 레시피 요약
- 묵은지 송송 썰어 냄비 바닥에 깔기
- 돼지고기 앞다리살 넣고 된장 2큰술, 고추장 약간 풀기
- 물 700ml, 표고버섯, 두부, 양파, 들깨가루 투입
- 20분 이상 푹 끓이기
☆ 밥과 함께 먹는 찌개가 아닌, 찌개와 함께 밥을 먹게 된다.
전라도식 된장찌개는 국물이 자작하고 진하다.
그래서 김치 없이도 밥 한 공기 뚝딱.
이건 진심이다.
가족들 모두가 한 입 먹고 “이건 좀 다르네?” 하며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 지역별 된장찌개의 매력, 그리고 공통된 ‘정성’
서울, 강원도, 전라도.
세 지역의 된장찌개는 각각 다른 스타일이지만, 공통점도 있다.
바로 된장 본연의 맛을 존중한다는 점이다.
많은 양념 없이도 장 하나로 맛을 내는 지혜.
그 속에 오래된 조리법과 정성이 담겨 있다.
요즘은 마트에서도 지역 된장을 구입할 수 있어,
한 달에 한 번은 꼭 세 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끓여 먹는다.
의외로 번거롭지 않고, 직접 끓여 먹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맛이 다르니까 질리지 않는다.
매번 새로운 찌개를 먹는 기분이 든다.
⊙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어느 스타일의 찌개를 더 좋아할까?
나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바꿔가며 끓인다.
기분이 차분한 날엔 서울식, 추운 날엔 강원도식, 뭔가 든든하게 먹고 싶은 날엔 전라도식.
된장찌개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