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들쑥날쑥해지는 봄,
속을 따뜻하게 다잡아줄 음식이 필요할 때 꼭 떠오르는 메뉴가 있다.
바로 된장찌개다.
특히 봄철에는 제철 채소와 지역 특색 재료를 활용하면
건강과 맛, 둘 다 잡을 수 있는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지역마다 끓이는 방식과 재료 선택이 다르기에
오늘은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세 지역의 된장찌개를 비교해보며
봄철 입맛을 살리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 경상도식 된장찌개 → 바지락과 청양고추의 칼칼한 유혹
▶ 경상도 스타일은 담백함보다 진한 맛을 추구한다.
특히 봄철 바지락이 살이 오를 시기라, 국물에 깊이를 더해주는 핵심 재료로 손꼽힌다.
직접 끓여보니 국물에서 해산물의 짭조름한 맛이 확 퍼지며,
거기에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어우러지니 단숨에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 경상도식 조리법
- 바지락 해감 후 물 800ml에 넣고 끓인다
- 된장 2큰술 + 고추장 반 숟가락 체에 풀기
- 감자, 두부, 양파, 애호박 투입
- 청양고추, 다진 마늘, 대파 순으로 넣고 마무리
♨ 이 레시피의 핵심은 해감이 잘 된 바지락과 강한 장맛이다.
봄철 입맛 없을 때 한 그릇 떠먹으면, 자연스럽게 밥이 따라온다.
칼칼한 국물이 스트레스를 쓸어내리는 듯한 느낌?
가족들에게 끓여줬더니 “된장찌개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말까지 들었다.
◈ 전라도 된장찌개 → 묵은지와 들깨의 진한 깊이
▼ 전라도는 음식의 고장답게 찌개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묵은지와 된장, 그리고 돼지고기.
이 조합은 단순히 찌개가 아니라 한 그릇 요리가 된다.
♤ 봄에는 냉장고에 잠들어 있던 묵은지를 활용해보자.
신맛이 부드럽게 퍼지면서 된장의 고소함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들깨가루까지 넣으면 향이 꽉 찬다.
☞ 전라도식 조리법
- 묵은지를 송송 썰어 바닥에 깔고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올린다
- 된장 2큰술, 고추가루 약간, 들깨가루 1큰술 넣기
- 물 800ml, 두부, 표고버섯, 양파 넣고 20분 이상 끓이기
- 파, 마늘로 마무리
☆ 이 찌개는 국물보다 내용물이 주인공이다.
입 안 가득 묵은지와 고기의 조화가 참 좋다.
내가 끓였지만 솔직히 ‘밥도둑’이다.
손님상에 올려도 될 정도로 풍성한 맛.
◎ “이건 찌개가 아니라 찜에 가까운 요리네요.”
지인이 한 이 말이 가장 정확했다.
△ 강원도 된장찌개 → 황태로 끓인 봄 산골의 시원한 맛
♧ 봄에 등산 다녀오면 꼭 생각나는 국물이 있다.
황태로 끓인 강원도식 된장찌개다.
산속 찬 공기 맞고 내려와 마시는 시원한 국물, 그 느낌이 집에서도 재현된다.
▶ 강원도식은 자극을 줄이고 맑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된장도 짜지 않은 재래된장을 써야 감칠맛이 산다.
☞ 강원도식 조리법
- 황태포를 찢어 무, 다시마와 함께 끓여 육수 내기
- 된장 2큰술 체에 걸러 풀기
- 감자, 호박, 두부 넣고 끓이기
- 대파와 마늘로 마무리, 들깨가루 살짝 추가
♨ 봄철 나른한 오후, 속을 편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강추다.
특히 기름기 없는 국물이 몸을 정돈시켜주는 기분이 든다.
혼자 사는 친구가 “자취 인생 최고의 찌개”라고 극찬했다.
⊙ 뭔가 복잡한 날, 입보다 마음이 먼저 끌리는 맛이랄까.
■ 봄에 딱 맞는 찌개는 결국 ‘정성’이 만든다
봄엔 입맛도 예민해지고 소화도 더디다.
그럴 때 된장찌개만큼 부담 없이 즐기면서도 속 든든한 보양식은 드물다.
지역별 레시피를 참고하면, 매번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 경상도의 칼칼함, 전라도의 묵직한 풍미, 강원도의 시원한 국물.
그 어떤 스타일이든 봄의 피로와 입맛을 확실히 잡아준다.
나도 요즘엔 냉장고 사정, 기분, 날씨에 따라 스타일을 바꿔가며 끓인다.
한 그릇에 담긴 그 지역의 색, 그게 바로 된장찌개의 힘 아닐까?
⊙ 오늘 저녁, 당신은 어떤 찌개를 선택할 건가요?